- 2009년 9월의 어느날에 담은 길상사의 관음보살상 -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 법정 스님 -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홀로 사는 사람들은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려고 한다.
홀로 있다는 것은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고 자유롭고 전체적이고 부서지지 않음이다. - 법정 스님 -
믿지 않는다 하여 자신의 자식이라 하는 인간들을 지옥불에 던져버리는 당신네들의 신들을 난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차라리 난 지옥에 가서 당신네 신에게 버림받은 그 억울한 영혼들을 구제하겠다. - 법정 스님 -
---------------------------------------------------------------------------------------------------------------------------------------------------------------------
① 2010년 3월 11일. 법정 스님이 입적했다. 나는 불교 신자도 아니고 그 어떤 종교도 믿지 않는 사람이지만 법정 스님의 입적을 애도한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로 대표되는 자신의 철학을 전파했으며 1970년대에는 박정희 독재 권력에 맞서 장준하 , 함석헌 , 김동길 등과 함께
민주수호국민협의회를 결성하고 유신 철폐 개헌 서명 운동을 펼치는 등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앞장선 분이다.
또한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은 양 종교간에 화합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이다.
1997년 길상사 개원 법회에 김수환 추기경이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으며 이에 보답하여 법정 스님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발행하는 평화신문에
성탄 메시지를 기고했으며 명동 성동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법정 스님은 길상사의 관음보살상의 제작을 천주교 신자인 최종태 전 서울대 교수에게 맞기기도 했는데
그 결과 길상사의 관음보살상은 그 어떤 관음보살상보다 성모 마리아를 많이 닮은 것 같다.
길상사의 관음보살상은 내가 직접 본 종교 조각상 중 가장 아름다운 조각상이라고 생각한다.
② 법정 스님의 입적 소식에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법정 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며 평소 자신이 무소유를 자주 읽고 또 무소유를 추천 도서 1순위로 꼽았다며
법정 스님과 자신을 좋은 이미지로 엮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무소유를 논할 자격이 있는 자인지에 대해선 대단히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대표적인 기업 프렌들리 정치가가 무소유를 논하는 것만큼 아이러니한 것이 또 얼마나 있을까?
또한 법정 스님은 평소 대운하 사업에 매우 비판적이었던 인물로 2008년 공개 법회 때는 대운하는 재앙이라며 투기꾼과 건설 업자만이 대운하에 찬성할 것이라고 하는 등
어떠한 희생을 치루더라도 대운하를 막아야 한다며 이명박 정권의 토목 중심 정치를 줄곧 비판했던 인물이다.
정말 법정 스님의 입적을 애도한다면 고인의 생전 의지를 이어나가야 할텐데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려던 법정 스님과
토목 공화국을 만들어 시멘트 냄새와 눈속임용 녹색 페인트 냄새로 가득찬 사회를 만들려고 하는 이명박 대통령은 서로 상극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③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생명체에게 단 하나의 절대적 평등이 있다면 그것은 죽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많이 가진 자도 , 가난한 자도 , 권력을 손에 넣은 자도 , 그렇지 못한 자도 그 어떤 누구도 결국 죽음을 피할 수는 없겠지.
결국 우리는 죽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죽음 이전에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현명한 게 아닐까?
어떠한 권력을 가졌든 , 얼마만큼의 부를 가졌든 그것의 끝이 결국 정해져 있다면 스스로 내려놓을 줄 아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현명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늘따라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어차피 길어봐야 몇십 년밖에 더 못 살 인생인데 탁한 부자로 사느니 맑은 가난뱅이로 살다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머무는 곳 (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바람을 타고서 (0) | 2010/05/10 |
|---|---|
| And Life Goes On (0) | 2010/04/26 |
| 셀카 (0) | 2010/03/13 |
| 법정 스님의 입적을 애도합니다 (0) | 2010/03/11 |
| 균열된 길 위를 걷다 (0) | 2010/03/05 |
| 미소 (0) | 2007/06/17 |
